란도너스의 계기
10년 전쯤 군대를 전역하고 3학년으로 복학하면서 학업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기가 찾아왔다.
그동안 놀았던 나 자신에 대한 후회와... 지금이라도 열심히 해보자는 다짐을 하며.. 복학 전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다시 코딩의 기초를 시작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3학년 복학 후, 다행히 학교 수업에 크게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까진 올라갔다.
1~2학년 시절엔.. 늘 같이 지낸 2~3명의 친구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싸에 해당하는 생활을 하며 지냈다.
복학 후 이런저런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다른 동기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정도의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리고 3학년 1학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동기 중 한 명과 여러 이야기를 하다 자전거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당시 나는 30만 원 정도 하는 알톤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구매해서,
가끔 돌아다닐 때 타는 정도로 만타고 다니곤 했다.
어느 날 동기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들을 하며 웃고 떠들다가..
춘천에서 구리까지 가는 라이딩에 대한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춘천에서 구리까지 거의 100km 가까운 라이딩이 되겠냐 마냐에 대한 대화였다..
나의 의견은 이랬다..
100km를 자전거를 탈 수가 있나.. 말이 되나
선수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지금은 100km 이상을 안 타면 탄 것 같지가 않으니...]
그렇게 난 말도 안 된다며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을 때.. 그 친구는..
뭐가 어렵나 그냥 가봐..
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개소리네 어쩌네..라는 말을 하며 한참 떠들다가.. 나의 대답은 이랬다.
그래도 어느 정도 타고 있는 나도 힘들다 생각하는데...
몇 년 동안 자전거 한번 안 탄 네가?? 쉽다고 하는 거임?
괜히 자존심 세우지 말고 그만하자!! ㅋㅋ
이 말에 대한 친구의 답은 간단했다.
쫄???
내 마음속의 한마디...
이 새끼가???
"넌 도중에 포기하면 뒤진다"라는 말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장거리 라이딩의 첫 경험을 하게 되었다.
당시 많이 달려봐야 40km이 고작이었다.
그렇게 학기가 끝나는 날에
친구는 아버지의 자전거 2~300만 원 정도의 MTB를 가지고 왔고,
난 30짜리 하이브리드로 라이딩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내 첫 북한강 자전거길의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부터 삐끗거리며.. 길을 잃고 달리고를 반복한 끝에..
10시간 만에.. 롯데타워의 그림자를 보는 쾌거를 누렸다.
그렇게 마지막 오르막인 소찬휘고개(미음나루고개)를 끌바 하며 올라간 뒤..
같은 동네인 구리시에 도착을 하며..
서로 셀카 한 장을 남기는 것을 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여름 방학을 누리게 되었다.
집에 도착 후 그날의 라이딩의 경험을 떠올리며 느낀 생각은
바로 장거리 라이딩이 나름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3~4학년 때.. 50~70 정도 되는 거리를 한 달에 한번 정도
라이딩하며 지냈던 것 같다.
대학원에 올라가서, 친구 형님의 친구에게 2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입문용 로드인 자이언트 scr2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로드 자전거를 구매해서
100km 라이딩을 종종 하며 학교생활을 끝냈다.
친구와 달렸던 북한강 자전거길..
이명박 대통령의 4대 강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북한강 자전거길 말고도..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와 댐 주변에
강을 끼고 달리는 자전거길들이 완공이 되었고,
인천 - 서울 - 양평 - 여주 - 원주 - 충주 - 문경 - 상주 - 구미 - 칠곡 - 대구 - 창녕 - 부산
으로 이루어진 633km 거리의 자전거길을 시작으로
140km 정도 되는 영산강 자전거길과 섬진강 자전거길
250km 정도 되는 오천 / 금강 자전거길
600Km 정도 되는 동해안 자전길
마지막으로
234km의 제주도 자전거길
정말 다양한 지역의 자전거길이 만들어졌다.
세상을 살면서, 내 나름의 취미나 특기
또는
뭔가 진득이 해본것이 없던 나에게
내 나름의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삼아보자.."라는
마음과 함께 로드 자전거에 입문을 했다.
4대 강 자전거길을 알게 되면서,
해당 모든 자전거길을 완주해 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이 자전거 여행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카카오 오픈톡방
자전거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방에 들어가 활동을 하였고,
그렇게 첫 직장의 여름휴가(2019년)를 시작으로 인천~부산 종주를 시작으로
2020년 섬진강 자전거길 종주
2020년 영산강/제주도 종주
2020년 오천/금강 종주
2021년 동해안 종주를 끝으로
2년간의 여행 끝에 전국 단위 자전거길 종주를 마무리를 하였다.
특히 오픈톡방에서 알게 된 회원들과 정보는 나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특히, 해당 오픈톡방에서 레이스와 관련한 정보들을 얻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는 동호인들만 참여 가능한 그란폰도라는 순위 경쟁 대회와
순위 경쟁이 없는 란도너스라는 세계적인 비경쟁 레이스가 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코스를 시간 안에 완주하면 되는 레이스, 전국에 100개 이상의 코스가 있다]
그리고 해당 톡방에서 이미 방장님과 더불어 몇몇 라이더들이 해당 레이스를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나도 란도너스 세계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또한 해당 란도너스는 세계적인 레이스라 전 세계적으로 정말 많은 코스가 존재하고,
200/300/400/600km 거리의 공식 종주를 완주를 하게 되면,
프랑스에서 열리는 PBP대회에 참석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실제 2019년과 2023년에 해당 대회를 갔다 온 회원들이 있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PBP(Paris-Brest-Paris) 파리-브레베스트-파리 왕복을 하는 대회 : 1200km]
나에게 생긴 또 하나의 목표!!!
그것이 바로 PBP대회를 참석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 랜도너스의 입문이 시작되었다.
나의 첫 도전은 가장 쉽다고 여겨지는 코스를
그냥 한번 달려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선택한 코스는 바로 한강 자전거도로,
천호를 시작으로 행주대교쪽 한강자전거도로까지 달리고,
다시 양수까지 달리면서 한강 자전거길 한 바퀴를 도는 코스였다.
실제 코스를 달려보니 200km 라이딩이 그리 쉽진 않았고,
그래도 11시간 30분 정도에 해당 코스를 완주하였다.
이 연습 라이딩을 필두로 현재는
서울 / 경기 위주의 코스들을 달리며 랜도너스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R12챌린지와 팔도 챌린지를 시작으로,
2027년 PBP 대회까지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꼭 한번 참석해보고자 한다.
현재 읽어보고 있는 책은 바로
아래 '자전거, 프랑스를 달리다' 라는 책을 읽고 있다.
란도너스를 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